청소년시기에 시행착오를 겪을 때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배워 나간다. 이때는 나만의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가는 단계가 아니다. 청년이 되어서 비로소 사회 속에서, 인간관계 속에서 자아실현을 해 가면서 자신의 의미와 가치의 방향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자아실현을 하면서부터 겪는 시행착오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청소년이 자아를 형성해 나갈 때는 부모와 학교의 보호 아래서 시행착오를 겪어가는 것이 권리이지만, 성인이 되어서 자아실현을 해 갈 때는 자아를 실현하는 권리도 있지만 이에 따르는 시행착오의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도 따라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청소년기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 겪을수록 성인이 되어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청년이 되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다는 것은 청소년시기에 시행착오를 충분히 겪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시기에 부모님의 기준대로만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을 나와 성인이 되어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고 해보자. 그렇게 자기의 생각기준이 없이 부모님의 생각기준대로만 살아왔는데 만약 회사에서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어떻게 될까?

문제를 회복하는 과정 또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그 과정이 없었으니 문제를 대처할 능력도 없고 겪어 보지 못한 갈등으로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 시행착오를 얼마나 겪어봤느냐에 따라서 문제를 회복하는 자아가 형성되느냐, 안 되느냐가 결정된다.

노숙자에게 청소년 때의 꿈이 과연 노숙자였는지를 물어보아라. 그들도 분명 꿈이 있었고 청년시기에 의미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해 본 경험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책임이 뒤따르게 되고, 그 책임을 다 하지 못 했기 때문에 무너져서 일어서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노숙자뿐만 아니라 캥거루족도 같은 심리라고 볼 수 있다. 자신만의 자아를 형성하지 못하고 한 사람은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한 사람은 부모님의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는 것뿐이다.